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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어뢰 "1번"글씨부위 온도계산

바하1 2010. 8. 17. 09:57

 <천안함 어뢰 글씨부위 온도계산 보고서 리뷰 1> 2010.8.9.


상기 보고서가 release된 이후 많은 분들이 비판을 해 주셨습니다. 이 사안이 너무 뜨거운 관심사인지라, 저 자신도 심리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다만 과학적 사실을 연구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그렇게만 받아들여 주시고, 기타 정치적 판단 등은, 각자 나름대로 하시기를 권합니다. 저 자신도, 저의 정치적 견해와 이 연구와는 별개의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좀더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해 계산을 해 보고, 보다 ‘논문’다운 포맷으로 만들어 최종 논문으로 다듬고자 합니다. 이를 위하여 본 홈 페이지에 게시된 ‘보고서’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 더 다양한 리뷰를 받고, 그 이후에는 ‘논문’을 만들기 위해 닫고, 이것이 완성되는 대로 다시 올려 드리겠습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어 저 자신도 모든 의견을 다 들여다 본 것이 아니며, 특히 기술적 내용과 관계없는 것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가장 많이 지적하신 것이, 초기 조건에 관계된 것이었습니다. 즉, 초기 폭발시의 가스 온도는 섭씨 3,000에서 5,000도, 압력은 최대 20만 기압까지 올라간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초기 온도는 폭약의 발열량에 따라 달라지고, 초기 압력은 탄두에 폭약을 충진한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원래의 보고서에서 계산한 예가 많지 않아 이러한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고, 다음 표와 같이 몇 가지 경우에 대해 더 계산해 보았습니다.

 

                     <표 1. 초기인자 영향 검토>


                       주) 초기디스크 온도= 3oC, 후면 단열
이 표의 두 번째 케이스가 보고서에 보인 경우입니다. 놀라운 것은 어느 초기 조건에 대해서도 디스크의 온도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초기압력이 올라가면, 디스크 전면의 최고온도는 되레 내려갑니다. 이것은 단열팽창 속도가 커서 가스 온도가 더 빨리 내려가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글씨가 쓰여져 있는 뒷면은 단열이 되어 있건 바닷물에 닿아있건, 초기 온도 3oC에서 여전히 미동도 않습니다.
이론과 관련하여 가역적 단열팽창(reversible adiabatic expansion) 보다는 비가역적 자유팽창(irreversible free expansion)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수중폭발시 가스의 팽창속도는 초속 수백 미터 정도에 이르며 바닷물을 밀어내며 에너지를 소진하는 점에서 마치 스팀 터빈이나 제트 엔진 등에서 가스가 터빈 날개를 돌리며 팽창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단열팽창의 가정은 타당하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비가역적 자유팽창은 진공 속에서 가스가 터질 때의 경우로서, 탄두 내에서 폭약이 폭발하는 초기 정도에는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상기체식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이 의견은 일리가 있습니다. 특히, 폭약이 폭발한 직후 가스의 밀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그러합니다. 다만, 폭발 후 극히 짧은 시간 후에 기체분자간의 거리가 조금 멀어지면 이상기체식을 적용해도 무방합니다. 이로 인한 오차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불행히도 비이상기체식을 적용하려면, 그 이론식이 지극히 복잡해진다는 것입니다 (Van der Waals의 식, Compressibility factor Z 등). 그러한 식들을 동원하여 이미 계산한 수치들의 오차 (주로 열전달계수의 오차 +/- 30%에 의함)보다 더 달라지는 값을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직접 계산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더욱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인 디스크 뒷면의 온도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보면, 이 모든 논의들은 거의 무의미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디스크 전면에서 일어나는 열전달 현상을 그 어떻게 변경해도 정작 글씨가 쓰여진 뒷면까지 이 ‘소식’이 미처 전해질 시간이 없어서 뒷면의 온도는 전혀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초기 온도 3oC, 두께 50mm의 디스크의 전면을 갑자기 3,003oC로 만들어 봐야, 오랜 시간 ‘1초’가 지난 후에도 디스크의 온도는 전면에서 깊이 10mm에서는 33,000[1()]2902oxerfCtα+−=, 20mm에서 5.6oC 이고, 깊이 30mm에서는 겨우 3.002oC로서 이후 뒷면까지는 사실상 초기 온도 3oC에서 미동도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방식으로 전면의 열전달을 갖고 후면의 온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것은 이 짧은 시간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미 누차 언급하였으나, 디스크의 푸리에수가 워낙 작다는 것이 다른 모든 상정들을 거의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의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님들이 본 보고서를 회람할 때에 어느 분이 ‘뭣 때문에 다른 복잡한 이야기를 하느냐, 바로 이 푸리에수만 이야기해도 모든 근거가 만들어진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보다 현실적인 디스크 전면의 거동을 함께 모사해야 보고서의 모양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의 긴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긴 이야기는 다 잊어도 좋습니다. 간단히, 푸리에수만 기억하면 결론은 확고부동합니다.
‘글씨가 쓰여진 뒷면의 온도는 미동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본 보고서에서 부가적으로 기술한 유체역학 및 응력의 문제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서, 폭발 후 0.1초 정도 후부터의 버블의 거동을 가지고, 바닷물이 얼마나 솟구치는지 등을 가지고 국방과학연구원의 결과와 비교하면서 어느 한 쪽을 모두 틀린 것으로 몰아 부치려는 듯 한 공격적 보도도 있었습니다. 저의 버블거동 수식들은 폭발 후 열전달이 한창 진행중인 초기의 수중 팽창단계에서는 옳지만, 이후 버블이 함저에 닿을 정도가 되면, 해수면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차가 커집니다. 이 상태에서는 국방과학연구원 등에서 보다 정교한 코드를 사용해 계산한 것이 더 신뢰성이 있습니다. 유체역학적인 의문은 그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을 더 경청하시기 바랍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응력에 관한 논의를 저에게 하여 이 보고서의 요지마저 무너뜨리려 하는 의도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모든 연구가 그 연구와 관계가 작은 문제는 약간의 오차를 동반하더라도 단순화해 두고 중요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행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디스크의 열전달 문제를 다루고 있는 이 보고서를 갖고 응력 문제로 확대하여 골간을 부정하는 것은 좋지 못한 파괴적 태도입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의 핵심은 ‘“1번” 글씨가 조작이다, 아니다’도 아니고, 그곳의 온도가 미동도 않았다는 것뿐입니다. 지금까지 문제의 핵심과 관계없는 다른 주제로 쓸데없이 소모된 에너지가 막대하여, 앞으로는 이러한 논쟁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오직, 주제에만 집중하여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글씨가 쓰여진 뒷면의 온도가 얼마나 변했었는가?’

 

 

<천안함 어뢰 글씨부위 온도계산 보고서 리뷰2>  2010.8.16. 현재


지난 한 주는 그 전번 주에 비하여 리뷰 의견이 다소 줄어든 느낌입니다. 아마도 그간 의문점들이 많이 해소된 덕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이번 리뷰를 끝으로 본 open review를 닫고 논문을 최종화하는 작업에 들어가겠습니다.
누차 말씀 드렸습니다만, 이 논문의 논지는 다음의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하나는 폭발한 버블이 바닷물을 밀어내면서 급속히 단열팽창하고 냉각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1번’ 글씨가 쓰여진 디스크의 과도 열전도 시간이 짧아서 앞면의 온도가 글씨가 쓰여진 뒷면까지 미쳐 전달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영향 중에서 단 하나만으로도 글씨 부위가 열손상을 입을 온도에 전혀 다다르지 못하며, 특히 두 번째의 논거가 더욱 강력하다는 것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간 다양한 비판 의견 중에서도 두 번째 논거를 비판하는 의견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많은 분들이 이미 ‘(두 번째 논거만으로도) 1번 글씨는 안 타는구나’ 하고 수긍하신 것으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많은 질문 중에는 단순히 계산을 잘못하여 제기한 것도 많았고, 더러는 제 논문을 건성으로 읽어서 생긴 오해도 있었기에, 그런 것들은 일일이 답변하지 않고 다시 한번 세심하게 읽어보시라는 뜻에서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여기에서는 그간 가장 활발하게 제시된 논란, 즉, 버블이 단열팽창하여 극히 낮은 온도까지 냉각된다는 첫 번째 논지에 집중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 논지가 논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아마도 ‘1번’ 글씨 문제보다는 어뢰 후미의 방향타에 잔뜩 묻어있는 알루미나 입자의 흡착과 관련한 논쟁 때문인 것 같습니다. 즉, 이승헌교수가 제시한 바, 알루미나 흡착이 이루어지려면 600도에서 2000도의 고온이 필요하므로, 어뢰 후부가 고온에 노출되었을 것이라는 주장 때문입니다. 만약 이 주장과 달리, 어뢰 후미에 고온의 버블이 닿은 적이 없다면, 알루미나 흡착시 고온이 필요했다는 논리는 무너지게 되고, 그보다는 저온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흡착 메커니즘이 작용했었다는 추론을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어뢰 후부에 고온이 나타났었다는 주장을 수용하면 방향타보다 약간 더 앞에 있는 ‘1번’ 글씨와 고분자 코팅이 다 타버렸었어야 하는데, 그것이 멀쩡하니 글씨와 고분자 코팅 두 개가 동시에 조작된 것이라는 논리가 됩니다. 그런데, 실물을 보면, ‘1번’ 글씨야 나중에 써 넣었다고 우겨도 그렇지 않다고 증명할 수가 없지만, 그 아래의 폴리비닐부티랄 코팅은 나중에 조작을 하기에는 너무나 곤란한 상황입니다. 즉, 후에 조작을 하려면, 일단 녹을 매끈하게 벗겨내고 그 위에 상당한 시간을 들여서 코팅 작업을 해야 하는데, 하필 디스크 중앙을 관통하는 프로펠러 샤프트가 버클링이 나서 분해할 수도 없이 가로막고 있고, 그 안의 구조가 상당히 구불구불해서 붓이 쉽게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나에게 뭔가 조작을 하라고 한다면, 이렇게 어렵게 코팅을 하고 그 위에 서툰 글씨로 ‘1번’이라고 쓰기 보다는 디스크 면에 뭔가 북한제로 보이는 음각을 한 뒤, 그 위에 코팅을 하는 것이 더 완벽하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제가 육안으로 관찰한 바로는, 디스크와 글씨뿐 아니라, 프로펠러 샤프트의 검은 색 도장, 방향타 주변의 도장면 등에서 열손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알루미나 흡착 사실로부터 이 부분이 높은 온도에 노출되었었다는 주장에 앞서 실측된 이런 현상을 먼저 설명하여야 하고, 특히 흡착 프로세스와 관련하여 제가 한 라디오 대담에서 밝힌 바 다음과 같은 논지에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즉, 알루미나 흡착에 관해서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그 프로세스에 대해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열전달 전공자의 입장에서 보면, 흡착 프로세스보다는 에너지보존법칙이 더 상위의 강력한 법칙이므로, 그 흡착 프로세스도 에너지 보존법칙을 깨지 않는 선에서 상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에너지 보존법칙도 깨지고, 영구기관도 가능하다는 우스꽝스런 결론에 다다릅니다. 어쩌면, 그 프로세스란 알루미나 입자가 기체 혹은 액체와 뒤섞여 흐르는 이상유동 (particle-laden two phase flow) 현상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논의에서 버블의 거동이 단열냉각되는 가역과정이냐, 등온이 유지되는 비가역과정이냐로 논지가 전개되었고, 저는 바닷물을 밀어내는 과정에서 당연히 에너지를 쓰니까, 단열냉각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따라서 알루미늄 흡착과정은 저온에서도 가능한 메커니즘에 의한 것일 것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이 논쟁의 근저에 이와 같은 배경이 있다는 점에서 언론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버블의 팽창이 가역적인 단열팽창이라는 것은 사실, 기계공학과 학부 열역학 시간에 수없이 배우는 사실로부터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다양하므로, 어느 정도 대학 저학년에 준하는 수준을 유지하며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비가역과정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대표적인 비가역과정으로서 3000도, 2기압의 공기를 1리터 봉지에 담아서, 이 봉지를 내부용적이 2리터인 진공 챔버에 넣었다고 합시다. 그리고 봉지를 터뜨립니다. 그러면, 내부의 공기는 2리터 공간에 고르게 차게 됩니다. 이때 내부의 온도와 압력은 어떻게 될까요? 공기는 거의 이상기체처럼 거동하는데, 이상기체의 내부 에너지는 온도만의 함수인 것이 통계역학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팽창과정에서 진공 챔버 밖으로 일이나 열을 준 것이 없으니까, 에너지가 똑 같고, 당연히 그 온도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3000도 입니다. 그리고 이상기체 상태방정식에서 압력은 1기압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완전한 비가역적 자유팽창(irreversible free expansion)입니다. 비가역적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팽창하고 나면, 아무리 기다려봐야 공기가 원래의 1리터 봉지에다시 모이는 일은 없으니, 원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때에 이러한 비가역성에 의해 엔트로피가 생성됩니다. 일단, 생성된 엔트로피는 저절로 줄어들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원래의 봉지로 공기가 저절로 다시 모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만약, 어뢰 탄두(150리터)를 중심으로 어뢰 후부까지를 구형으로 둘러싼 바닷물(직경 약 6미터, 약 1000입방 미터)이 미리 다 자리를 비워서 진공으로 유지되어 있고 그런 가운데 탄두가 폭발하여 초기 온도, 압력이 섭씨 3000도, 2만 기압이 되었다면, 잠시 후 그 진공의 공간을 다 차지한 가스의 온도, 압력은 섭씨 3000도, 3기압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이교수의 고온 논리입니다.

이교수(이승헌교수)는 이처럼 바닷물이 진공으로 빈 자리를 마련해 두고 있다는 말은 하지 않고, ‘공기 중에서 폭발하더라도 고온이 유지된다’고 말하고 있고, 이를 더 확장하여 바닷물 속에서도 그렇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그 온도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들은 모두 잘못된 것입니다. 공기 중에서 폭발하는 것과 수중폭발은 전혀 다르고, 또 공기 중에서 폭발할 때의 온도도 열역학 1법칙에서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공기 중에서의 폭발은 이 논쟁에 의미가 없기는 하지만, 가역성과 비가역성의 논리에 귀중한 설명자료가 되기 때문에 조금 설명을 하고자 합니다.

TNT 250kg(150리터)이 공기 중에서 폭발하여 순간적으로 3000oC, 압력 20,000기압이 되었다고 합시다. 폭발 후 이 가스덩어리는 주위의 공기가 겨우 1기압에 불과하므로 맹렬히 밖으로 팽창을 합니다. 이때 밖에 있던 공기의 거동이 특이합니다. 즉, 이에 밀려서 더 바깥으로 밀려나는 것이 아니고, 정지해 있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충격파의 안쪽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러면서, 충격파가 감싸고 있는 구형 가스 덩어리의 체적과 내부 질량이 증가합니다. 그리고, 그 압력과 평균온도는 내려갑니다. 이것들을 계산해 볼까요? 직경이 6미터가 된 시점을 생각해 봅시다. 편의상, 초기 가스의 비열과 주위 공기의 비열이 같다고 보고, 주위 공기는 섭씨 0도(밀도는 1.27kg/m3, 반경 6미터 내 질량 1,270kg)라고 합시다. 그러면, 초기의 에너지 총량(vgasgasvairaircmTcmT+)과 나중의 에너지 총량()이 서로 같아야 하므로 이로부터 평균 493oC를 얻습니다. 압력은 이상기체식에서 3.36기압을 얻습니다. 그러면, 이때 충격파가 퍼져나가는 속도는 어떨까요? 이에 대한 자세한 관계식들은 다음의 책에 가득히 나와 있습니다. vgasairgasaircmT++
J.E.A. John, Gas Dynamics, 1969, Allyn and Bacon, Boston.
여기에서는 간단히 그 결론만 보입니다. 두께가 1밀리미터도 되지 않는 충격파와 함께 이동하는 좌표계에서 충격파 전후의 질량, 운동량 및 에너지 보존법칙을 공기에 대해 적용하면, 충격파로 들어가는 공기에서 본 마하수 (1M)과 충격파 내부에서 본 마하수(2M) 사이에는사이에는
2122121211MMMγγγ+−=−− (1)
의 식이 성립합니다 (γ는 정압비열/정적비열). 여기에서 주의할 것은 충격파 내부 압력이 1.9기압 이상인 경우 이러한 충격파가 발생하며, pcvc21 MM<< 로써 외부에서 보아 충격파의 진행속도가 음속을 넘는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이 문제처럼 충격파 내부 압력이 3.36기압이면, , 즉 진행속도가 초속 520미터가 됩니다(11.5M=20.7M=). 정지한 공기의 입장에서 충격파에 미리 밀려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초음속 유동이기 때문입니다. 보다 더 미시적으로 말해서, 저 뒤에서 충격파가 온다는 사실을 앞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속도가 최대 각 분자의 ‘평균속도(most probable speed)’, 즉 음속인데, 충격파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니까 정작 충격파에 부딪칠 때까지 전혀 미동도 않는 것입니다. 이때에 주의해서 볼 것의 하나가, 충격파의 두께는 0.1밀리미터도 안 되지만, 그 파를 통과하면서 갑작스럽게 온도, 압력이 바뀌는 동시에 그 엔트로피도 스텝 점프를 한다는 것입니다. 엔트로피가 증가했다는 것은 이 과정이 비가역과정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엔트로피라는 것이 다소 어렵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폭약이 폭발한 후, 충격파가 지나고 나면, 그 후 아무리 기다려도 그 충격파가 되돌아 오면서 폭발 초기의 고온 고압 상태가 재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가역적이라는 것은 당연하게 이해가 됩니다. 엔트로피의 증가는 비가역과정이라는 것과 동일한 선언으로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물리적 과정은 모두 본질적으로는 비가역적이지만, 엔트로피의 증가속도가 매우 낮으면, 거의 근사적으로 가역적이라고 해석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거의 가역과정의 대표적인 예가 진자의 운동, 스프링에 매달린 물체의 진동처럼 가만히 두어도 제자리로 끊임없이 되돌아 왔다 가는 운동인데, 이제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버블의 거동 또한 거의 가역적이라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이제, 수중 폭발로 돌아갑시다. 다음 식을 어쩔 수 없이 써서 시작해야겠습니다. 일정한 질량의 물질에 대해,
(2) dUTdSPdV=−
의 식이 열역학적으로 성립하는데, 여기에서 는 내부 에너지, 는 엔트로피, 는 체적입니다. 이 식은 액체, 기체, 고체, 혼합체에 관계없이 수축, 팽창, 가열, 냉각이 수반된 모든 프로세스에 대해 성립하는 완전히 포괄적인 식입니다. 앞서 언급한 진공 속에서의 비가역자유팽창의 경우에는 인데, 이니까, 이 되어야 합니다. 즉,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따라서 비가역입니다. 이렇게 비가역성이 큰 이유는 가스의 팽창을 조금씩 느린 속도로 받아내면서 행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었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가스가 팽창할 때, 그 압력으로 밀어내는 힘을 스프링 등에 저장해 가면서 천천히 진행시켰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느 정도까지 팽창을 받아준 후, 이제부터 반대로 조금씩 수축을 시켜USV0dU=0dV>0dS>
봅시다. 이때 수축에 필요한 힘이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바로 전번의 체적에서 팽창할 때 스프링으로 받아주었던 힘만큼을 반대로 작용시키면 그대로 수축이 될 것입니다. 바로 이 과정이 거의 가역과정입니다. 일상 생활에서 본다면, 헬스장의 둥근 공의자에 몸을 싣고 –균형을 잘 잡는다는 가정하에- 한번 눌러앉으면 마치 휘청거리는 나뭇가지처럼 한참 동안 오르내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면, 수중폭발시의 버블이 이것처럼 수축팽창을 통해서 원래의 체적, 압력, 온도를 몇 차례라도 회복할까요? 이에 대해서는 제가 가정한 것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다음의 인터넷 사이트를 한번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en.wikipedia.org/wiki/Underwater_explosion
이 사이트에 나타난 심해 폭발 실험 (1955년 WIGWAM test)의 경우를 보면, 버블이 팽창 수축을 몇 차례 반복하는 것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즉, 이 과정은 거의 가역과정으로서 이때문에 (2)식의 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버블의 압력은 그 주위의 바닷물이 그 수압 및 관성력으로 지탱하면서 받아줍니다. 이상 기체로 보면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m은 질량)이 되며, 0dS=vdUmcdT=mRTPV=라는 이상기체식을 쓰면, (2)식이
vdTdVcRTV=− (3)
로 됩니다. 이 식에 이상기체의 경우 엄격하게 성립하는 pvccR=+이라는 관계식을 쓰면, 버블의 팽창과정에 있어서 다음의 식이 성립함을 알 수 있습니다.
(4) 1TVconstγ−=
이 식은 논문의 (4)식과 같은 것입니다. 수식은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이 식을 음미해 봅시다. 버블의 경우 1.3γ=을 근사적으로 취합시다. 초기 온도가 3300K 였다고 합시다. 초기 반경 0.3미터짜리 버블이 후에 반경 6미터로 자라났다면, 체적은 203, 즉 8,000배로 체적이 늘어나고 온도는 8,0000.3= 14.8분의 1로 줄어듭니다. 결국 온도가 222K, 영하 50oC까지 내려갑니다.
이 온도를 받아들이기가 힘들 것입니다. 이 때문에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바닷물이 얼어붙는다는 말이냐?’ 그렇습니다. 버블과 맞닿은 얇은 층에서는 그렇게 되고, 이 얇은 열적경계층(thermal boundary layer)은 마치 단열층처럼 작용해서 버블의 내부와 바닷물 저편에서는 거의 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초기에 온도가 높을 적에도, 경계면 근처에서만 온도구배가 급격하고 증발한 수증기가 농후한 열적경계층이 나타납니다. 이 영향은 작으므로 나머지 대개의 위치에서는 그 열전달 효과를 무시해도 좋습니다.
또 이런 비판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폭약이 터져서 그렇게 낮은 온도의 가스가 된다는 말이냐?’ 만약 초기온도가 5000K 였다면, 338K, 즉 65oC가 나타났을 것입니다. 그런 수치를 제시했으면 별로 저항이 없었을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자연계는 우리가 춥다고 느끼는 인간적인 스케일에 별로 관계치 않습니다. 그냥, 법칙에 따라 거동할 뿐이지요. 그리고, 종종 그 결과가 우리가 느낌으로 예측했던 것과 다르기 때문에 과학은 쓸모가 있습니다. 바로 이런 단열팽창 때문에 산에 올라가면 기온이 내려가고, 제트엔진에서 압축기를 지난 공기를 일부 돌려서 상온으로 냉각한 후 단열팽창시켜 극히 낮은 온도를 얻어서 냉방도 합니다. 만약, 느낌으로 예측한 것만 맞다면 비행기도 불가능하고 흑연에서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얻을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아니, 아예 과학이 필요가 없지요. 느낌으로 다 맞으니까요.

이교수는 ‘아주 적은 양의 폭약을 터뜨려도 곧 3000도 이상의 고온 가스가 되어 빨간 색, 노란 색의 빛이 나오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텐가?’하고 묻습니다. 제 전공이 열전달 중에서도 복사열전달입니다. 이에 대한 제 대답은 ‘지극히 당연하고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폭약의 양과 초기 온도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1 그람의 콩알만한 폭약 250,000개를 모아서 한꺼번에 터뜨렸다고 해 봅시다. 각각의 콩알은 3000도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그 개수를 여러 개 모았다고 더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사람이 두 명이 있다고 온도가 체온 36.5도의 두 배가 되는 것이 아니지요. 이것은 열역학에서 온도가 소위 intensive property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까, 폭약의 양이 아주 작더라도 초기 온도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 파괴력만 양에 관계가 있습니다. 사실, 라이터 압전 소자에서 ‘딱’ 소리와 함께 튀는 불꽃도 수 만도의 온도에 다다릅니다. 고온에 이르면, 그 온도에 해당되는 플랑크(Planck) 복사를 합니다. 플랑크 복사시 가장 많은 에너지가 나오는 파장은 3000/온도(K) 마이크론 입니다. 이것이 비인(Wien)의 법칙입니다. 3000K이면 1마이크론이니까, 빨갛고 노란 빛과 적외선이 방출됩니다. 그런데, 그 양은 얼마 되지 않고, 버블이 팽창하면서 온도가 내려가면서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저 자신도 버블에서의 복사를 감안한 보조계산을 했었는데,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저처럼 계산하고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 논문을 보면, 버블이 팽창하면서 바닷물에 행한 일을 가지고, 그 가속도를 구했었습니다. 그것이 (8)식인데, 이것은 단순히 뉴우튼의 운동법칙입니다. 다만, 그 식의 형태가 비선형적이어서 (9), (10)식처럼 간단히 적분을 하면 약간의 계산오차가 생기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 식들을 보다 개선된 적분법 (modified Euler method)로 개선을 하면 오차가 최고 온도 기준으로 0.5도 가량 줄어들며, 각 시간단계에서 열에너지+운동에너지+위치에너지(pV∞Δ)가 정확히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결론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지만, 다음에 논문 최종본은 개선된 수치해석법으로 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교수는 알루미나 흡착 온도가 높아야만 한다는 한 가지 논리만으로 어뢰 후미까지 버블이 커질 때, 온도가 고온이 되어야만 한다고 강변합니다만, 알루미나 흡착에 전문지식이 없는 저로서도 그렇게 해서는 에너지 보존법칙을 무너뜨리게 된다고 확신합니다. 왜냐 하면, 반경 6미터로 자라났을 때, 그 위치에너지는 0.16GJ, 반경이 자라는 속도가 초속 26미터로서 운동에너지 (7식)가 0.94GJ 이나 되어 그 합이 초기 폭약의 발열량 1.07GJ보다도 커지니까, 버블 온도는 발열량 기준 온도인 0oC보다도 더 낮은 온도가 되어야만 합니다. 이것이 수천 도가 된다고 한다면, 에너지 보존법칙이 무너집니다. 만약, 이 시점에서 그 운동에너지가 이보다 작을 것이라고 강변한다면, (7)식으로 표현된 뉴우튼의 운동법칙을 다시 부정하게 되니까, 이 역시 크나큰 오류로 빠져들겠지요. 나는 모릅니다만, 지금까지의 추론은 분명히 저온의 흡착 메커니즘을 이교수가 놓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편, 보고서 3페이지의 12째 줄의 ‘총 10몰’은 ‘총 10몰(0.227kg)’으로, 다음 줄의 ‘151/250’은 ‘151/(250/0.227)’으로 바로 잡습니다. 세심히 지적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의 리뷰에서는 단열팽창에 관하여 집중 논의하였습니다. 향후, 주간 리뷰를 닫고 최종논문을 업로드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이 논문에 관한 어떤 비판도 앞으로는 학계의 방법 (예를 들어, 학술지 논문에 대한 토론 기고의 형식)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이교수께서도 언론매체를 통한 비판보다는 이교수 자신의 논문을 저처럼 작성하시고, 연구실 홈 페이지에 업로드하여 오픈 리뷰를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더 이상 학술적 연구에 대하여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한 논의는 않겠습니다. 아울러 다른 여러 연구자 분들도 해당 전문 분야의 연구에 참여해 주실 것을 간곡히 권합니다.

 

<출처-KAIST 열전달연구실 송태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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